가득한 여백 - 김재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버림받는다면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으리라.
쏟아지는 빗줄기에 머리카락 적시며
만약에 네가 울고 있다면
눈물 멎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리라.
설령 네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때아닌 장미를 고른다 해도
주머니에 손 넣은 채 웃기만 하리라.
가시에 손가락 찔린 네 예쁜 눈이
찡그리며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을 다만
안타까운 추억으로 간직하리라.
만약에 내가 너로부터 버림받는 순간 온다면
쓸쓸한 눈빛으로 돌아서리라.
돌아서서 걸어가는 그 긴 사간을
너의 후회가 와 채울 수 있도록
가득한 여백으로 비워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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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1955 대구 출생
계명대 기악과 졸업
1976년 < 외로운 식물의 꿈 >으로 조선일보와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가세계 신인상에 당선.
1985 <시인>지에 시 <어느 60대에게> 발표
1987년 < 누가 살아 노래하나 >
1990년 < 실연가 >
1997년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 어느 시인 이야기 >
'오늘의 시' 동인

1955 대구 출생
계명대 기악과 졸업
1976년 < 외로운 식물의 꿈 >으로 조선일보와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가세계 신인상에 당선.
1985 <시인>지에 시 <어느 60대에게> 발표
1987년 < 누가 살아 노래하나 >
1990년 < 실연가 >
1997년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 어느 시인 이야기 >
'오늘의 시'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