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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아주머니 - 도종환



죽으믄 잊혀지까 안 잊혀지는겨
남덜이사 허기 좋은 말로
날이 가고 달이 가믄 잊혀진다 허지만
슬픈 때는 슬픈 대로 기쁠 때는 기쁜 대로
생각나는겨
살믄서야 잘 살았던 못 살았던
새끼 낳고 살던 첫사람인디
그게 그리 쉽게 잊혀지는감
나도 서른 둘에 혼자 되야서
오남매 키우느라 안 해본 일이 읎서
세상은 달라져서 이전처럼
정절을 쳐주는 사람도 읎지만
바라는 게 잇어서 이십 년 홀로 산 건 아녀
남이사 속맴을 어찌 다 알겠는가
내색하지 않고 그냥 사는겨
암 쓸쓸하지. 사는 게 본래 조금은 쓸쓸한 일인겨
그래도 어쩌겄는가. 새끼들 땜시도 살아야지
남들헌티사 잊은 듯 씻은 듯 그렇게 허고
그냥 사는겨
죽으믄 잊혀지까 안 잊혀지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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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도종환 시인은 1954년 1월 1일 청주 운천동산직말에서 태어나 충북대 국어교육과를졸업하고 충남대에서 박사과정을수료했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시절,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등 5편의 시를 발표(1984)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교직생활과 시 창작을 병행하던 시인은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이후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맡으며 교육운동을 해왔으며, 현재는 충북민예총 문학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편 중등국어교사로 재직중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직선> <울타리꽃>등이 있고, 산문집으로는 <지금은 묻어둔 그리움>,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배>,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모과> 교육에세이 <마지막 한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이 있다. 1990 제8회 신동옆 창작기금과 1997 제7회 민족예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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