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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7 09:04

사는 일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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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먼저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땀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할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나래 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고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도

잠잠해졌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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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58 봄 - 이성부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 비고양이 2020.02.27 33
7757 기차타고 싶은 날 - 김재진 기차타고 싶은 날 - 김재진 ​ 이제는 낡아 빛바랜 가방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선다. 반짝거리는 레일이 햇빛... 비고양이 2020.02.26 20
7756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 정일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 정일근 먼 바다로 나가 하루 종일 고래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사람의 사랑이 한... 비고양이 2020.02.2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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