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사등 - 김광균(金光均)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으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 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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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균(金光均) / 1914~1993
시인. 경기도 개성에서 출생. 송도 상고를 졸업하고, 회사원이 되어 틈틈이 시를 시작하였다. 1930년에 시 [야경차]를 <동아일보>에 투고하여 발표한 이후, 1936년에 <시인 부락>의 동인으로 참여하는 한편, 1937년에는 <자오선>의 동인으로 시 [대화]를 발표하였다. 1938년에<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설야]가 당선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39년에 제1시집<와사등>을 간행하였는데, 이 시집에는[성호부근] [와사등] [외인촌]등의 초기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후 [도심 지대] [추일 서정]등의 주요 작품을 계속 발표하였고, 1947년에는 제2시집 <기향지>를 출판하였다. 6.25남침 이후에는 실업계에 투신하여 문단과는 인연을 끊었으나 1969년에 문단 고별 시집<황혼가>를 간행하였다. 그는 시에 회화성을 도입함으로써 우리 나라 현대화에 큰 기여를 하였다.
그밖의 작품에 [강협과 나발] [화속 화장] [밤비와 보석] [반가]등이 있고, 평론으로는 <문학의 위기>가 있다.
그밖의 작품에 [강협과 나발] [화속 화장] [밤비와 보석] [반가]등이 있고, 평론으로는 <문학의 위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