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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 김현승(金顯承)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나의 머리 위으로 산까마귀 울음을 호올로
날려 주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저 부리 고운 새새끼들과
창공에 성실하던 그의 어미 그의 잎사귀들도
나의 발부리에 떨여져 바람부는 날은
가랑잎이 되게 하소서.

내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나의 육체는 이미 저물었나이다!
사라지는 먼뎃 종소리를 듣게 하소서
마지막 남은 빛을 공중에 흩으시고
어둠 속에 나의 귀를 눈뜨게 하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빛은 죽고 밤이 되었나이다!
당신께서 내게 남기신 이 모진 두팔의 형상을 벌려
바람 속에 그러나 바람 속에 나의 각곡한 포옹을
두루 찾게 하소서.


------------------------------------------------------------------------


김현승(金顯承) / 1913∼1975


시인. 호는 남풍(南風).다형(茶兄).
전남 광주에서 출생.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평양으로 가 그 곳에서 성장하였다. 평양 숭실 중학교를 나와 1937년에 숭실 전문 학교 문과를 졸업하였다. 1934년 숭실 전문 학교 재학 중 교지에 투고했던 시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이 양주동의 인정을 받아 <동아일보>에 발표되면서 문단에 데뷔하게 되었다. 이후 [아침] [황혼] [새벽 교실]등을 발표, 일제 식민지하의 강인한 민족적 의지와 낭만주의의 경향을 띠어 시단의 주목을 받았다. 일제 말기 10여년간 붓을 놓고 침묵을 지키다가 광복 후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내일] [동면]등 지적이고 건강한 분위기를 지닌 시들을 계속 발표하였다. 1951년 부터 광주 조선 대학교 문리대 교수로 재직하며 박흡, 장용건, 손철 등과 함께 계간지 <신문학>을 6집까지 발간하여 향토 문화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1957년에 처녀 시집 <김현승 시초>, 1963년에는 제 2시집<옹호자의 노래>, 1968년에 제 2시집 <옹호자의 노래>, 1968년에 제 3시집 <견고한 고독>, 1970년에는 제 4시집 <절대 고독>을 계속 발표하였다. 그는 한국 현대시에 있어서 크리스트 교적 시인으로서 큰 봉우리를 이루었다. 시집 외에 저서로 <한국 현대시 해설>이 있고, <김현승 시 전집>도 간행되었다.
1973년 시집 <절대 고독>으로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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