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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의 기도 - 박목월(朴木月)



오르막길이 숨 차듯
내리막길도
힘에 겹다.
오르막길의
기도를 들어주시듯
내리막길의 기도도
들어 주옵소서.

열매를 따낸
비탈진 사과밭을
내려오며
되돌아 보는
하늘의 푸르름을
뉘우치지 말게 하옵소서.

마음의 심지에
물린 불빛이
아무리 침침하여도
그것으로
초밤길을 밝히게 하옵시고

오늘은
오늘로써
충만한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어질게 하옵소서.
사랑으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육신의 눈이 어두워질수록
안으로 환하게
눈 뜨게 하옵소서.

성신이
제 마음 속에
역사하게 하옵소서.
下旬의
겨울도 기우는 날씨가
아무리 설레이어도
항상 평온하게 하옵소서.
내리막길이
힘에 겨울수록
한 자욱마다
全力을 다하는 그것이
되게 하옵소서.
빌수록
차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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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朴木月) / 1916∼1978


본명 : 박영종(朴泳鍾)
경북 경주에서 출생. 1935년에 대구 계성 중학교를 졸업하였다. 한때 잡지 <아동> <동화> <시문학>등을 편집, 간행했으며, 홍이대 조교수, 한국 시인 협회장, 한양대 교수등을 지냈다. 1933년에 <문장>에 [길처럼] [그것은 연륜이다] [산그늘]등을 발표하였으며, 그 이후 민요성, 향토성이 짙은 서정시를 발표하여 특유한 전통적 시풍을 형성하였다. 1946년에 제 3시집 <청담>, 1968년에 제 4시집 <경상도의 가랑잎>등을 비롯하여 <사력질> <무순>등을 간행하였다. 그는 짧고 단조로운 시형을 생명으로 하여 한국적 정서를 노래한 시인이라 할 수 있다. 자유 문학상, 5월 문예상, 서울시 문화상 등을 수상하였고, 국민 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나그네] [사슴] [청노루] [윤사월]등을 꼽을 수 있다. 저서에는 <문학의 기술> <실용 문장 대백과>등이 있고, 수필집 <밤에 쓴 인생론>과 동시집 <박영종 동시집> <산새알 물새알>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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