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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 박인환(朴寅煥)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가느다란 1년의 안젤루스

어두워지면 길목에서 울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숲속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의 얼굴은 죽은 시인이었다

늙은 언덕 밑
피로한 계절과 부서진 악기

모이면 지낸 날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저만이 슬프다고

가난을 등지고 노래도 잃은
안개 속으로 들어간 사람아

이렇게 밝은 밤이면
빛나는 수목이 그립다

바람이 찾아와 문은 열리고
찬 눈은 가슴에 떨어진다

힘없이 반항하던 나는
겨울이라 떠나지 못하겠다

밤새우는 가로등
무엇을 기다리나

나도 서 있다
무한한 과실만 먹고


------------------------------------------------------------------------


박인환(朴寅煥) / 1926∼1956


1926 강원도 인제 출생
1944 황해도 재령 명신중학교 졸업.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 3년제 입학
1945 광복 후 학교를 중단하고 상경.
종로 3가 2번지 낙원동 입구에 서점 마리서사를 개업
1946 12월, <국제신보>에 [거리]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시인으로 데뷔
1948 입춘을 전후하여 마리서사를 폐업. 김 경린, 양 병식, 김 수영, 임 호권,
김 병욱 등과동인지 <신시론> 제1집을 발간. 자유신문사에 입사
1949 김 경린, 김 수영, 임 호권, 양 병식 등과 5인 합동시집 <새로운 都市와 市民들의 合唱>
발간. 경향신문사에 입사. 동인 그룹 <후반기> 발족
1951 경향신문사 본사가 있는 부산과 대구를 왕래 종군 기자로 활동
1952 경향신문사를 그만두고 대한해운공사에 취직
1953 환도 직전. 부산에서 <후반기>의 해산이 결정됨
1955 화물선 남해호의 사무장으로 미국을 여행. 귀국 후 <조선일보>에 [19일간의 아메리카]를
기고. 대한해운공사 퇴사. <박인환 선시집> 간행
1956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사망
1986 시집 <木馬와 淑女> 간행
저서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공저, 도시문화사, 1949),
시집 『박인환 시집』(산호장, 1955), 『박인환전집』(세계문학사, 1986)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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