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田園) - 박인환(朴寅煥)
Ⅰ
홀로 지새우는 밤이었다
지난 시인의 걸어온 길을
나의 꿈길에서 부딪혀 본다
적막한 곳엔 살 수 없고
겨울이면 눈이 쌓일 것이
걱정이다
시간이 갈수록
바람은 모여들고
한간 방은 잘 자리도 없이
좁아진다
밖에는 우수수
낙엽 소리에
나의 몸은
점점 무거워진다.
Ⅱ
풍토의 냄새를
산마루에서
지킨다
내 가슴보다도
더욱 쓰라린
늙은 농촌의 황혼
언제부터 시작되고
언제 그치는
나의 슬픔인가
지금 쳐다보기도 싫은
기울어져 가는
만하(晩夏)
전선 위에서
제비들은
바람처럼
나에게 작별한다
Ⅲ
찾아든 고독 속에서
가까이 들리는
바람소리를 사랑하다
창을 부수듯
별들이 보였다
7월의
저무는 전원
시인이 죽고
괴로운 세월은
어데론지 떠났다
비나리면
떠난 친구의 목소리가
강물보다도
내 귀에
서늘하게 들리고
여름의 호흡이
쉴새없이
눈앞으로 지낸다
Ⅳ
절름발이 내 어머니는
역풍에 쓰러진
고목 옆에서 나를
불렀다
얼마 지나
부서진 추억을 안고
염소처럼 나는
울었다
마차가 넘어간
언덕에 앉아
지평에서 걸어오는
옛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생각이 타오르는
연기는
마을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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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朴寅煥) / 1926∼1956
1926 강원도 인제 출생
1944 황해도 재령 명신중학교 졸업.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 3년제 입학
1945 광복 후 학교를 중단하고 상경.
종로 3가 2번지 낙원동 입구에 서점 마리서사를 개업
1946 12월, <국제신보>에 [거리]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시인으로 데뷔
1948 입춘을 전후하여 마리서사를 폐업. 김 경린, 양 병식, 김 수영, 임 호권,
김 병욱 등과동인지 <신시론> 제1집을 발간. 자유신문사에 입사
1949 김 경린, 김 수영, 임 호권, 양 병식 등과 5인 합동시집 <새로운 都市와 市民들의 合唱>
발간. 경향신문사에 입사. 동인 그룹 <후반기> 발족
1951 경향신문사 본사가 있는 부산과 대구를 왕래 종군 기자로 활동
1952 경향신문사를 그만두고 대한해운공사에 취직
1953 환도 직전. 부산에서 <후반기>의 해산이 결정됨
1955 화물선 남해호의 사무장으로 미국을 여행. 귀국 후 <조선일보>에 [19일간의 아메리카]를
기고. 대한해운공사 퇴사. <박인환 선시집> 간행
1956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사망
1986 시집 <木馬와 淑女> 간행
저서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공저, 도시문화사, 1949),
시집 『박인환 시집』(산호장, 1955), 『박인환전집』(세계문학사, 1986) 등.
1944 황해도 재령 명신중학교 졸업.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 3년제 입학
1945 광복 후 학교를 중단하고 상경.
종로 3가 2번지 낙원동 입구에 서점 마리서사를 개업
1946 12월, <국제신보>에 [거리]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시인으로 데뷔
1948 입춘을 전후하여 마리서사를 폐업. 김 경린, 양 병식, 김 수영, 임 호권,
김 병욱 등과동인지 <신시론> 제1집을 발간. 자유신문사에 입사
1949 김 경린, 김 수영, 임 호권, 양 병식 등과 5인 합동시집 <새로운 都市와 市民들의 合唱>
발간. 경향신문사에 입사. 동인 그룹 <후반기> 발족
1951 경향신문사 본사가 있는 부산과 대구를 왕래 종군 기자로 활동
1952 경향신문사를 그만두고 대한해운공사에 취직
1953 환도 직전. 부산에서 <후반기>의 해산이 결정됨
1955 화물선 남해호의 사무장으로 미국을 여행. 귀국 후 <조선일보>에 [19일간의 아메리카]를
기고. 대한해운공사 퇴사. <박인환 선시집> 간행
1956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사망
1986 시집 <木馬와 淑女> 간행
저서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공저, 도시문화사, 1949),
시집 『박인환 시집』(산호장, 1955), 『박인환전집』(세계문학사, 1986)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