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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부(靑磁賦) - 박종화(朴鍾和)



선(線)은
가냘핀 푸른 선은 ---
아리따웁게 구을러
보살(菩薩)같이 아담하고
날씬한 어깨여
4월 훈풍에 제비 한 마리
방금 물을 박차 바람을 끊는다.

그러나 이것은
천년의 꿈 고려 청자기!

빛깔,오호! 빛깔
살포시 음영(陰影)을 던진 갸륵한 빛깔아.
조촐하고 깨끗한 비취(翡翠)여.

가을 소나기 마악 지나간
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
물방울 뚝뚝 서리어
곧 흰 구름장 이는 듯하다.

그러나, 오호 이것은
천년 묵은 고려 청자기!

술병 물병 바리 사발
향로 향합 필통 연적
화병 장고 술잔 베개
흙이면서 옥(玉)이더라.

구름 무늬 물결 무늬
구슬 무늬 칠보 무늬
꽃 무늬 백학(白鶴) 무늬
보상 화문(寶相華紋) 불타(佛陀) 무늬
토공(土工)이요 화가더라
진흙 속 조각가다.

그러나 이것은
천년의 꿈 고려 청자기!


------------------------------------------------------------------------

박종화(朴鍾和) / 1901∼1981

시인.소설가. 호는 월탄(月灘).
서울에서 출생. 소년 시절 사숙에서 12년간 한학 수업을 받았다. 1920년에 휘문 의숙을 졸업한 후, 1921년 시 동인지 <장미촌>창간호에 시 [오뇌의 청춘]과 [우윳빛 거리]두 편을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하였다. 1922년 <백조>의 동인이 되고, 동지(同誌)에 시 <밀실로 돌아가라>, 평론 <오호아문단>, 처녀 단편 <목매이는 여자>등을 발표하였다. 1924년에는 처녀 시집 <흑방 비곡>을 발표하여 문단에서의 지위를 굳혔다. 그 후<아버지의 아들> <순댓국> <시인> <여명>등을 쓰면서 소설가로 변신하였는데, 이들 작품은 모두 생생한 현실을 다룬 데 특색이 있다. 1936년에 장편소설 <금상의 피>를 <매일신보>에 연재하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역사 소설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 후 <대춘부> <전야> <다정 불심>등을 발표하여 일제에 항거하는 민족 정신을 역사 소설로써 표현하였다. 광복 후 1949년에는 서울 신문 사장, 1955년에는 예술원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1970년 통일원 고문, 1980년에 국정 자문 위원이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시 [사의 예찬]등과 소설 <홍경래> <논개> <임진왜란> <여인 천하> <자고 가는 저 구름아> <아름다운 이 조국을>등이 있으며, 수필집 <달과 구름과 사상과>가 있다.

학력 휘문고보 졸업(1920)
등단 1920년 『서광』에「쫓긴이의 노래」를 발표, 1921년 『장미촌』에「오뇌의 청춘」과 「우유빛 거리」등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 시작
경력 『백조』동인, 전조선문필가협회 부회장, 한국문학가협회 회장,
서울시 예술위원회 위원장, 예술원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성균관대 교수, 서울신문 사장 등 역임
저서 시집 『흑방비곡』(조선도서주식회사, 1924),『청자부』(고려문화사, 1946), 『월탄시선』(현대문학사, 1961),
소설집『금삼의 피』(박문서관, 1938), 『대춘부』(을유문화사, 1939)외 다수.
기타 예술원상(1955)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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