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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의 마음 - 오상순(吳相淳)



흐름위에
보금자리친
오! 흐름위에
보금자리친
나의 혼......

바다 없는 곳에서
바다를 연모하는 나머지에
눈을 감고 마음 속에
바다를 그려 보다
가만히 앉아서 때를 잃고......

옛 성 위에 발돋움하고
들 너머 산 너머 보이는 듯 마는 듯
어릿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다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바다를 마음에 불러 일으켜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
깊은 바다 소리
나의 피의 조류를 통하여 오도다.

망망한 푸른 해원--
마음눈에 펴서 열리는 때에
안개 같은 바다의 향기
코에 서리도다.


------------------------------------------------------------------------


오상순(吳相淳) / 1894∼1963


시인. 호는 공초(空超).
서울에서 출생. 경신 학교에서 공부한 후 일본 도지샤 대학에서 종교 철학을 전공하였다. 1920년에 김억, 남궁벽, 염상섭 등과 함께 <폐허>의 동인으로 문단에 등장, [허무혼의 선언>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등 장시를 발표함으로써 당시의 범람하던 허무적인 사조를 서사시적인 형식과 사상성으로 승화시켜 초창기 시단의 선구자가 되었다.
1924년경에 보성 고등 보통 학교의 교사가 되었고, 1930년경에는 불교 중앙 학림(동국 대학교의 전신)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 동안 크리스트 교에서 불교로 개종하였으며, 그 후 동양적인 선(禪)의 경지에 이르러 모든 영욕을 초월하고 방랑과 참선, 애연 등으로 생애를 보냈다. 1954년에 예술원 종신 회원이 되었고, 예술원상, 서울 특별시 문화상 등을 받았다.
주요 작품은 <한잔 술> <첫날 밤> <부나비> <방랑의 마음> <해바라기>등과 유고 시집 <오상순 시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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