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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여! 어서 내려다오 - 오일도(吳一島)



눈이여! 어서 내려다오.
저 황막한 벌판을 희게 덮게 하오.

차디찬 서리의 독배(毒杯)에 입술 터지고
무자비한 바람 때 없이 지내는 잔 칸질에 피투성이 낙엽이 가득 쌓인
대지의 젖가슴 포-트립 빛의 상처를.

눈이여! 어서 내려 다오
저어 앙상한 앞 산을 고이 덮어 다오.

사해(死骸)의 한지(寒枝) 위에
까마귀 운다
금수(錦繡) 의 옷과 청춘의 육체를 다 빼앗기고
한위(寒威)에 쭈그리는 검은 얼굴들.

눈이여! 퍽퍽 내려 다오
태양이 또 그위에 빛나리라.

가슴 아픈 옛 기억을 묻고 보내고
싸늘한 현실을 잊고
성역(聖域)의 새 아침 흰 정토(淨土)위에
내 영혼 쉬이려는 희원(希願) 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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