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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꿈 - 주요한(朱耀翰)



벌써 어디서 다듬이 소리가 들린다.
별이 아직 하나밖에 아니 뵈는데,
달빛에 노니는 강물에 목욕하러
색시들이 강으로 간다.

바람이 간다, 아기의 졸리는 머릿속으로,
수수밭에 속삭이는 소리를
아기는 알아 듣고 웃는다.

아기는 곡조 모를 노래로 대답한다.
어머님이 아기 잠을 재우려 할 적에.

어머님이 사랑하는 아기는
이제 곧 잠들겠읍니다.

잠들어서 이불에 가만히 누인 뒤에,
몰래 일어나 아기는 나가겠읍니다.
나가서 저기 꿈 같은 흰 들길에서
그이를 만나 어머님 이야기를 하겠읍니다.

그러면, 어머님은 아기가 잘도 잔다 하시고,
다름질한 옷을 풀밭에 널러
아기의 웃는 얼굴에 입맞추고 나가시겠지요.
그럴 적에 아기는 앞강을 날아 건너,
그이 계신 곳에 가 보겠읍니다.
가서 그이에게 어머님 이야기를 하겠읍니다.


------------------------------------------------------------------------


주요한(朱耀翰) / 1900∼1979


시인.정치가. 호는 송아(頌兒).
평남 평양에서 출생. 일본의 메이지 학원 중등부와 도쿄 제1고등 학교를 거쳐 중국의 후장 대학을 졸업하였다. 재학 중 1919년 김동인 등과 문예지 <창조>를 창간, 그 창간호에 발표한 시 [불놀이]는 우리 나라 최초의 자유시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상하이 임시 정부의 <독립신문>을 비롯하여<동광> <새벽>등의 잡지를 발간했고, 1927년부터 <동아 일보> <조선 일보>의 편집국장으로 근무하는 한편, 홍사단, 수양 동우회, 신간회 등의 독립 운동 단체에도 참여하였다. 광복 후 제 4대 민의원을 거쳐 부흥부, 상공부 장관 등을 지냈고, 이어 경제 과학 심의회의 의원, 대한 해운 공사 사장, 한국 능률 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우리 나라 근대시를 확립시킨 선구자적인 업적을 남겼으며, 한국 출판 문화 저작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부흥론>과 시집 <아름다운 새벽>, 평론집<자유의 구름다리>, 전기 <안창호 전집>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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